비 오자 똥물 된 450억짜리 자연형하천
굴포천 복개구간의 하수 차집관 무용지물
[279호] 2009년 02월 13일 (금) 22:18:53 장호영 기자 bpnewsjang@hanmail.net
   
▲ 2월 13일 비가 내리자 시커멓게 변한 굴포천 갈산2동 구간.
인천시가 450억원을 들여 자연형하천 조성공사를 벌인 굴포천이 <부평신문>의 지적(관련기사 2008.11.4.)대로 비가 조금만 많이 오면 똥물처럼 시커멓게 변하고 악취를 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적으로 비가 왔던 2월 13일 굴포천 갈산2동 구간을 둘러본 결과 대다수가 시커멓게 변한 물이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었다. 하천에 가까이 다가서자 하수에서 나는 악취를 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부평의 강수량은 29㎜로 지난 30년간의 2월 평균 강수량에 비해서는 많은 양이었지만, 서울 등 타 지역보다는 비가 적게 내렸다. 또한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정도의 강수량이었다.

이는 많지 않은 강수량에도 불구, 부평구청 앞 굴포천 복개구간의 하수를 차집하는 곳에서 하수가 넘쳐 굴포천으로 흘러들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개구간을 뜯어내고 하수관거 정비 사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시는 굴포천 자연형하천 조성사업 시작 시 이를 알면서도 설계에 반영하지 않았으며, 이 공사를 진행하려면 또 많은 예산과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굴포천 앞 공원에 있던 최아무개(46ㆍ갈산2동)씨는 “집에 있다가 비도 멈췄고 해서 공원에 나왔는데 굴포천이 시커멓게 변하고 역한 냄새도 조금 나서 깜짝 놀랐다”며 “수백억이 들었다하고 자연형하천이라는데 전보다 조금 나아진 것 같긴 하지만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비가 조금만 오면 똥물로 변하고 겨울에도 악취를 풍기는 굴포천의 모습에 올해 여름에도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복개구간의 하수를 차집하는 곳이 위치한 갈산1동과 갈산2동의 주민들의 원성이 높을 것이다. 인천시는 굴포천이 ‘450억원짜리 똥물 하천’이라는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 부평구청 앞 굴포천 복개구간의 하수를 차집하는 곳. 비가 와서 늘어난 하수와 오수가 굴포천으로 넘치고 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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